#6.[경험 - 직장리뷰] 수학강사 후기/수학 과외/학원 데스크/수학강사 보조/채점 아르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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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 직장 리뷰] 수학강사 후기/수학 과외/학원 데스크/수학강사 보조/채점 아르바이트 리뷰

 

# 문과인데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싶어요.


저는 문과생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수학을 잘하느냐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수학이 조금 재미있던 문과생이었습니다. 그래서 중학생 정도는 문제없이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과생이고 전공도 관련이 없는 나를 학원에서 써줄 것인가 하는 걱정이 많았지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강사 보조나 채점 아르바이트, 수학 과외부터 천천히 올라가면 충분히 가능한 일들입니다. 수능 공부를 가르치라고 한다면 당연히 어려울 수 있겠지만, 중학생 수준의 수학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고학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잘 가르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90% 이상 수업 준비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노력만 한다면 누구든 수학강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수학 과외 후기


제일 먼저 중3 수학 과외를 시작하였고 그때 제 나이가 20살이었습니다. 수업 준비를 잘해서 과외 학생을 정성껏 가르치는 일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제 나이였습니다. 저는 수학을 가르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선생이 될 그릇을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를 내가 준비해서 가르치는 것은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인데 갓 20살로 올라온 저는 대학도 다녀야 하고 친구들과 술도 마셔야 하고 데이트도 해야 하며 대학교 시험도 봐야 했습니다. 처음보다 열정도 조금씩 떨어지고 수업 준비를 소홀하게 되면서 수업에 질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오는 자괴감과 학생을 똑 부러지게 관리하지 못한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학생을 철없이 가르친 것 같아 후회가 많이 되었습니다. 

 

 

▶ 수학강사 후기


제가 처음 수학강사로 일을 하게 된 학원은 한*수학교실이었습니다. 그때 제 나이는 21살이었네요. 제가 생각한 학원 강사는 강단에서 분필이나 매직을 들고 문제를 적어가며 강의하는 것이었는데 이곳은 제 생각과 너무 달랐습니다. 이 학원은 교실 안 가장자리 공간에 책상들이 있고 문제를 내주면 풀면서 한 명씩 채점을 받고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는 방식이었습니다. 학원의 시스템이 1:1 방식을 고집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많은데 한 명 한 명씩 진도를 나가고 채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고 관리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선생님이 저 외에 1명으로 총 두 명이었는데 30명의 아이들을 1:1 관리하기가 많이 버거웠습니다. 

 

그래도 시험기간에 아이들과 학원에 8시간씩 함께 문제를 풀어주고 틀린 문제들을 피드백 해주고 많은 응원을 해준 뒤 시험 성적이 잘 나왔을 때 뿌듯함과 행복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한 명 한 명이 기특하고 너무 고생시킨 것도 미안하고 잘 따라와 준 것도 고마웠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제가 학원 강사가 아닌 진짜 선생님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어린 친구들과 함께 웃기도 하고 서로 삐지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오히려 제가 배운 것이 더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 학원 데스크 / 채점 아르바이트


 서울에 있는 학원에서 데스크로 근무할 때 아이들 숙제 채점과 데스크 업무, 땜빵 수업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습니다. 데스크 업무는 학원 이벤트 홍보, 포토샵, 청소, 달란트 만들기 등등 잡일이었습니다. 데스크 업무보다는 아이들과 대화하고 틀린 문제를 고쳐주는 일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채점은 생각보다 힘이 드는 일이었습니다. 아이 한두 명을 채점해 주는 일이 아니라 20명 가까이 되는 아이들을 채점하고 틀린 문제도 고쳐주어야 하기 때문에 책을 10권씩 쌓아놓고 스피드 하게 채점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떠들지 못하게 감독도 해야 하고 여기저기 오는 물음표 살인마들을 상대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도 겨우 일을 다 해내고 나서 문제를 풀어줄 때 아이들이 아~ 하는 모습에 또 귀엽고 기특하여 마냥 힘들지만은 않았습니다.

 

보충수업을 해줄 때 저는 아이들이 조용하고 지루한 수업보다는 조금 시끄럽더라도 참여하고 활기찬 분위기로 진행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모션도 크게 하고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한다면 더 다양한 강의 콘텐츠를 만들었을 텐데 그때는 나이가 22살이었기 때문에 많은 아이디어를 내지 못했던 것들이 조금 아쉽습니다. 힘들었던 건 강사들끼리 밥그릇 싸움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들어온 저를 많이 경계하고 멀리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직장 내 왕따가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나는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하나 더 배웠기 때문에 억울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고맙다는 생각이 드네요.

 

 

 

면접


면접은 시강(시범강의)을 보는 학원이 대부분입니다. 본인이 잘하는 단원을 할 수도 있고, 즉석으로 요청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원장 선생님 앞에서 시강을 한다는 사실이 되게 떨리고 아는 것을 설명하는데도 머리가 하얘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 앞에서는 잘할 수 있는데.. 하는 억울한 마음도 들 수 있죠.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시강 면접도 몇 번 하다 보면 익숙해지기 때문에 너무 큰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역시 수업 준비이기 때문에 수업 준비만 철저히 하면 시강 면접도 어렵지 않을 것 같네요.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어떤 과목이든 강사가 되고 싶으시다면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수업 준비가 9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릴 때부터 친구에게 모르는 문제를 알려주는 걸 좋아해서 강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면 내가 강의력이 타고나서가 아니라 그 문제를 100% 이해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저도 강의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제가 강의 쪽으로 소질이 있거나 타고났다고 착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강의 준비에 소홀하게 되었는데 강의 준비가 잘 되어있지 않으니 강의 진행이 어렵고 할 말도 없게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강의를 하고 싶으면 하나만 생각하면 됩니다. 강의 준비를 철저히 하세요. 그렇다면 어떤 강의든 자신감 넘치게 멋진 강의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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